밍기적 거리다가 밝아오는 해를 간만에 누워서 봤다.
작은 아이 방에 들어가다 열려있는 피아노 건반에 시선이 머무른다.
먼지 탄다니까 또 열어놨네...혼잣말을 뱉다가 무심코 건반 위에 손가락을 얹었다.
Chopin Etude Op. 25는 커녕 Op.10도 미스터치 남발이다. 손 놓은지가 수십년인데 바랠걸 바래야지. 라이트한 소나타를 몇곡으로 만족해한다.
중간중간 헐거워진 건반과 약간 떨어지는 음이 들린다.
그러고보니 조율을 한지가 좀 되었구나.
사십년 가까이 된 내 피아노도 세월을 묵힌 티가 줄줄.
같이 세월 따라 낡아가는데 나보단 더 쓸모가 있네.

#Monolog #일상 #주절주절 #빈둥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