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olog
시간이 배어 있는(200918)
물빛...물.들.다.
2020. 9. 22. 11:44
퇴근길 골목을 돌아나오다보면 늘 지나치는 곳.
누구의 손길도 닿지 않았음이, 그것도 오랫동안 그랬음이 담박에 알아차려지는 그 집.
골목사업으로 낡은 담에 알록달록 겨우 분칠은 했으나, 조금씩 부서져 떨어지는 시멘트 계단과 부식되어가는 난간이 온기 없는 공간임을 여실히 보여준다.
어느 바람결에 실려왔을 강아지풀 씨앗,
기를 쓰고 그 팍팍한 자리에 생명을 내었다.
한때 누군가의 시간이 배어 있을 그 집은 덩그러니
형태로만 남았고,이마저도 언젠가는 사라질 것이다.
비록 형태는 사라지고 기억나지 않더라도 완전히 잊혀진 것은 아닐테다. 어딘가에 남아있는 흔적 한줌만으로도 고스란히 떠올려지는게 사람의 기억 아니던가.
돌아가지 못할 시간이 배어 있는 곳.
그래서 남겨진 모든 것들은 쓸쓸하다.
마음도 그렇다.
되돌리지 못할 시간이 담겨 있는 곳.
남아있는 모든 마음도 그래서 쓸쓸하다.

#Monolog #일상 #골목 #낡아간다
#이미너덜너덜해진마음이더낡아가도
#지금마음을애써기억할수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