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olog
곁(200810)
물빛...물.들.다.
2020. 8. 11. 12:23
[곁]
- 어떤 대상의 옆. 또는 공간적ㆍ심리적으로 가까운 데.
- 가까이에서 보살펴 주거나 도와줄 만한 사람.
깊은 한여름을 알아차리는 시간은 어느새 붉은 꽃망울을 터트린 배롱나무가 눈에 들어올 무렵이다.
연이은 장마에 태풍이 올라오는 계절.
그래도 그 덕에 배롱나무의 꽃망울은 더 풍성하게 피워낼 것이고, 몇날은 불볕더위를 비껴 갈 것이다.
우리가 사는 동안에도 무엇인가는 비껴 가기를 바라며 산다.
삶을 살아내는 동안, 뜻하지 않게 누군가의 중요한 순간에 곁을 지켜줄 일이 많았다.
가까운 이들은 물론이고 심지어 한다리 건너 건너인 이들까지도, 삶에서 일어나는 자잘한 일들에서부터
사건이라 불릴만한 큰 일들까지 사연도 이유도 갖가지였다.
그럼에도 정작 곁을 지켜야 할 순간에 그러지 못해 뼈저린다는 표현,
딱 그만큼 후회되는 두 번의 일로 곁을 못 지킨 두 사람이 있다.
소망한다.
곁을 지켜주고 싶은 이의 그 순간에
꼭 그럴 수 있도록 곁을 허락해 주길.
내 곁을 지켜주고 싶은 순간이 있는 이 역시
꼭 그럴 수 있도록 기회를 내어 줄 수 있기를.
